자사고·외고의 재수 비율 상승은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서울 지역 고교 중 지난 10년간 재수생 비율이 크게 오른 학교는 용문고(76.4%p, 41.7%→118.1%)였으며, 이어 이대부고(50.7%p), 우신고(48.0%p) 등 모두 자사고였다. 10년간 재수생 비율 상승 폭이 컸던 20곳 가운데 14곳이 자사고, 4곳 외고, 2곳 일반고였다.
2005학년도 입시에서는 재학생보다 재수생이 많은 서울 지역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10년 뒤인 2015학년도에는 서울 자사고 6곳(휘문·용문·중동·경문·우신·세화고)에서 재학생보다 재수·삼수생 숫자가 더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사고와 특목고, 강남 고교의 높은 수능 성적은 재수생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2015학년도 수능에서 서울 강남 지역 입시생의 2등급 이내 비율을 따져보면 재학생은 17%, 재수생은 21.6%로 재수생 성적이 더 좋았다.
반면 일반고의 상황은 정반대로 진행됐다. 지난 10년 사이 전체적인 재수생 비율은 6.7%포인트 줄었고, 일반고만 따져보면 8.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에서 지난 10년간 재수생 비율이 큰 폭으로 준 고교 20곳은 화곡고·혜화여고·여의도고·충암고·고대부고 등 모두 일반고였다.
◇재수 비용에 복잡한 입시까지…이 같은 재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 재수 결정을 쉽게 할 수 있고, 부모의 기대 수준이 재수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수학원 종합반에 다니려면 학원비가 매달 100만원쯤 들고, 기숙학원의 경우엔 200만~300만원이 든다. 학원비만 연간 1000만~3000만원에 인터넷 강의료, 교재비 등까지 포함하면 수천만원의 재수 비용이 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