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2005~2015학년도 수능을 치른 수험생 성적을 분석한 결과 2015학년도 수능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최상위권 대학에 입학 가능한 점수(국·영·수·탐구 표준점수 총합)를 받은 고득점 수험생(문·이과 각 5000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시·군·구 10곳 중 8곳은 서울과 경기 지역이었다.
반면 2005년 수능에서는 5000등 이내 수험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시·군·구 상위 10곳 중 5곳이 서울·경기 지역이고, 나머지는 경남 창원, 전북 전주, 광주 북구 등 지방 도시였다. 이는 특목고·자사고 학생을 제외한 일반고 재학생을 기준으로 한 분석으로 수능 고득점 학생의 수도권 집중도가 지난 10년간 더 심해진 것을 의미한다.
수도권 일반고 학생 성적은 10년간 꾸준히 올랐다. 2005학년도에는 수능 고득점 배출 시·군·구 상위 10위 안에 경기도에서는 성남시만 포함됐고, 상위 50위 중에서도 7곳만이 경기도였다. 그러나 2015년 수능에서는 성남시가 2위로 뛰어올랐고, 경기 용인시와 고양시가 각각 5위(2005년 90위), 9위(2005년 28위)로 크게 올랐다. 특히 용인 수지고(6위), 오산 세마고(26위) 등 경기 신도시 지역 일반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반면 지방 일반고 수능 성적은 대체로 떨어졌다. 2015년 수능에서 상위 10개 시·군·구에 포함된 지역은 충남 공주시와 대구 수성구 정도다. 2005년 10위 안에 포함됐던 경남 창원시는 2015년 12위, 광주 북구는 20위 등으로 순위가 떨어졌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펼치면서 지방 명문고 중 일부가 자사고로 전환돼 일반고 성적이 하락한 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경기도 용인·고양·광명·오산 등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며 지방 중산층이 신도시에 유입돼 상위권 학생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 커지는 서울 시내 일반고 학력 격차서울 지역 내에서도 수능 고득점 학생이 특정 구(區)에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일반고 기준으로 수능 성적이 가장 좋은 구는 2005년과 2015년 모두 강남구였지만, 그 사이 2등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05년에는 서울 전체 수능 최상위권 학생 가운데 27%가 강남 일반고 출신이었지만, 2015년엔 31.1%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