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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 역사교실] ‘노련한 정치가’ 정조, 반대파 신하와 내통하기도

2016/01/31 17:37:25

"비밀 편지요?" "무슨 내용이었냐 하면, 신하들 사이에서 논란이 생겼을 땐 '내일 당신이 나서서 반대를 해라, 그러면 내가 이러저러하게 처리하겠다' 하고 시키기도 했고, '요즘 벽파가 좀 시원찮은 것 같은데 그래서야 열의 있는 선비들이 벽파를 따르겠느냐, 잘 추슬러라' 하고 당부하기도 했어. 비밀 편지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도록 꼭 찢어 버리거나 불에 태워 버리라는 이야기도 있고."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이 "말이 돼?", "벽파랑 몰래 짜고 있었다는 거네?" 하며 한마디씩 했다.

"그만큼 당시의 정치판은 복잡하고 치열했다는 뜻일 거야. 이 무렵 조정에서는 상대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위한 눈치 싸움이며 물밑의 힘겨루기 등이 엄청나게 벌어졌던 것 같아. 정조 역시 그런 정치판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애쓴 노련한 정치가였던 거고."

영심은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설설 흔들었다.

◇'세상을 고루 비추는 달빛'이 되려 하다

"정조를 이해할 때 중요한 점이 한 가지 있어. 그는 스스로를 '수많은 강을 고루 비추는 달빛'에 비유했어. 붕당의 갈등에 휘말려 균형을 잃는 게 아니라 신하들보다 한층 높은 곳에서 더 넓은 시각으로 나라 전체를 보살피려 했던 임금이란 뜻이지. 그러니 당연히 정조도 탕평책을 이어받았겠지? 그는 붕당에 상관없이 젊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규장각으로 불러들였어. 규장각은 궁궐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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