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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 역사교실] 농작물 수확량 늘고, 상업·수공업 활성화… 조선의 경제가 발전했지

2016/01/24 18:04:12

"오냐. 벼의 싹을 '모'라고 불러. 모내기란 벼의 씨앗을 길러서 어린싹이 나면 논에 옮겨 심는 걸 말해. 미리 길러 둔 모를 논에다 줄 맞추어 심으면 대부분 잘 자라서 많은 곡식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잡초를 솎아 내기도 훨씬 쉬워 지지. 그래서 모내기법이 퍼지자 한 사람이 경작할 수 있는 땅의 면적이 이전에 비해 6배나 늘었대. 모내기법의 좋은 점은 또 있어. 모내기를 하기 전까지 논이 비어 있으니 그 사이에 보리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점이었지. 사실 모내기 방법이 알려진 것은 오래전부터였지만 나라에서 금지해 왔던 거였어. 모내기를 할 시기에 행여라도 가뭄이 들면 1년 농사를 통째로 망칠 수도 있거든. 하지만 이 시기에는 저수지가 많아져서 가뭄에도 못자리에 물을 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모내기법이 널리 퍼진 거야."

용선생이 말을 이었다. "또 농민들 사이에서는 양식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다 팔기 위해 농작물을 기르는 일도 많아졌어. 농민들이 이런 작물을 팔아서 얻는 수입은 꽤 쏠쏠했던 것 같아. 당시 기록에는 평안도의 담배밭, 한산 모시 밭, 전주 생강밭, 강진의 고구마밭 등에서 올리는 수입이 벼농사의 10배나 된다는 내용이 있을 정도니까."

"그럼 농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났겠네요!" 나선애의 말에 용선생의 뒤통수가 좌우로 움직였다.

"부자가 된 농민들도 꽤 있었어. 하지만 그보다 많은 농민들은 오히려 더 가난해졌어. 농사일에 필요한 일손이 확 줄어들면서 남의 땅에서 소작농으로 일하던 농민들이 하루아침에 밀려나는 일이 허다했거든. 그리고 땅에서 많은 이득을 올리는 일이 가능해지자 양반들, 또는 부자 농민이나 상인들이 앞다투어 땅을 사들이기 시작했지. 이렇게 해서 대토지를 갖게 된 부자들은 점점 더 부자가 되었고, 땅을 잃은 이들은 아예 일거리를 찾아 농촌을 떠났어. 그들이 찾아간 곳은 도시의 수공업장이거나 광산, 포구 같은 곳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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