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1 03:00:02
교육부는 20일 '청년 일자리 창출 및 맞춤형 복지'를 주제로 한 2016년 청와대 업무 보고에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비율을 현재 전체 고교의 19%에서 2022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친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취업 성공했으니 밥 사라'고 성화예요. 고교 진학 기회가 다시 생겨도 특성화고 또 선택하겠느냐고요? 당연하지요."
올해 2월 고교 졸업을 앞둔 김소은(19)씨는 작년에 이미 공기업인 대한법률구조공단에 합격해 지난 7월부터 회사에 나간다. '취업 전쟁' 시대에 고교생 신분으로 공기업 합격에 이른 비결로 김씨는 '특성화고 진학'을 꼽았다. 제주도 내 유일한 보건·의료 계열 특성화고인 중문고에서 공부한 김씨는 일찍이 취업으로 목표를 잡고 한 우물을 팠다. "학교에서도 취업을 강조하는 분위기라 1학년 때부터 자격증 준비를 시작했어요. 한글·파워포인트·워드 자격증은 기본이고, 중국어 능력 시험인 HSK 점수도 올렸지요." 그는 "직장에서 경험을 쌓은 뒤 3년 후 대학에 입학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정부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 교육의 내실을 기하고, 과잉 학력 시대의 각종 부작용을 끊기 위해 '선(先)취업 후(後)진학' 분위기를 교육 현장에 확대해 나가겠다고 20일 밝혔다. '간판보다 실용'을 선택한 학생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돕겠다는 것이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고졸 취업자 등을 위해 일단 취업부터 한 뒤 다시 공부할 기회를 갖는 후(後)진학 대학 정원 규모도 확대(2013년 3만6357명→2016년 6만959명)하겠다"고 말했다.
◇공부 못해 특성화고 간다고?
그동안 학생들이 특성화고 진학을 꺼리던 이유 중 하나는 주위에서 바라보는 '선입견' 탓도 있었다. 특성화고 가면 '일반계고 갈 실력이 없었을 것'이란 시선으로 바라보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덕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의 2016학년도 입학생의 경우 상위 10% 이내(성취도 5점 만점에 4.42점) 성적이 돼야 입학할 수 있었다. 동아마이스터고(26.0%)·구미전자공고(19.4%)·인천전자마이스터고(19.5%) 등 상위권 마이스터고들 역시 중학교 내신 석차 백분율이 평균 20% 안팎(2014년 기준)에 들어야 입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