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면서 실력도 쑥쑥…"스케이트가 우주만큼 좋아요!"
지난 15일 오후 태릉 국제빙상장에서 만난 채은이는 생각보다 키가 훨씬 컸다. 163㎝에 45㎏이라고 했다. "좀 긴 편이라 발을 한 번 밀면 쭉 나가요(웃음). 하지만 가장 큰 비결은 '훈련량'이에요. 지난여름에 진짜 힘들었어요. 새벽 5시 30분에 나와 운동하고, 학교 가고, 수업 후 다시 빙상장에 오고…. 그래도 올 시즌 성적이 좋아 뿌듯해요. 참, 저번에 길리 인터뷰하셨다면서요?"
소년조선일보 2015년 12월 29일 자 1면에 소개된 쇼트트랙 유망주 김길리(서울 성내초 5) 양과 아는 사이라고 했다. 4학년 무렵 함께 운동한 적이 있다고 했다. "틈틈이 쇼트트랙을 연습하거든요. 지구력을 키울 수 있어 스피드스케이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채은이가 스케이트화를 신은 건 일곱 살 때다. 먼저 스피드스케이팅에 몸담은 오빠의 영향이 컸다. "엄마와 오빠 보러 빙상장에 자주 놀러 갔어요. 스케이트가 재밌어 보여 엄마한테 '나도 태워 달라'며 졸랐죠. 맨 처음 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 날 두 개로 버티고 서 있는 게 무척 신기했죠."
배우다 보니 흥미가 더욱 커졌다. 속도가 붙으니 스릴도 두 배였다. "땅에서 달릴 때보다 훨씬 짜릿하더라고요. 지금은 스케이트 없인 못살아요. 너무 재밌어서요. 어느 정도냐고요? 우주만큼요!"
즐기는 만큼 실력도 쑥쑥 늘었다. 시작과 동시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줄곧 전국 대회를 제패했다. 지금까지 우승하지 못한 건 단 세 번에 불과하다. "시상대 꼭대기가 아닌, 두 번째 층에 있으면 기분이 묘해요. 속상하기도 하고, 더 잘 타야겠단 생각도 들고요. 승부욕이 강해서인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