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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연주할 때까지 연습해야 직성 풀려요"

2016/01/14 15:35:49

절대음감 가진 바이올린 신동

지언이는 네 살 때 바이올린을 접했다. 언니 친구가 다니는 음악학원에 우연히 놀러 갔다가 바이올린을 처음 봤다. 막연히 재미있어 보여서 바이올린을 배우겠다고 부모님을 졸랐다. 그런데 배우면 배울수록 바이올린 연주에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을 배운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서울문화재단에서 소외 계층 예술 영재에게 지원하는 '예술로 희망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갑자기 집안 사정이 안 좋아졌어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하루아침에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죠.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더는 바이올린을 배울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재단을 통해 좋은 분들을 만나면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죠."

지언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단국대 음대 김대환 교수님을 만났다. 김 교수는 지언이의 연주를 듣자마자 타고난 재능이 있다며 제자로 받아줬다. 지언이가 절대음감이 있으며, 어린 나이임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감성이 풍부하다고 판단했던 것. 그때부터 지언이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단국대 평생교육원 예체능영재교육센터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했으며, 종종 특별 레슨까지 해줬다. 단국대 장충식 이사장까지 소개해줘 바이올린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수님은 바쁘신 일정 속에서도 일주일에 한두 번씩 레슨을 해주셨어요. 콩쿠르가 있을 때에는 더 자주 가르쳐주셨죠. 그리고 저와 저희 부모님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 격려해주셨어요. 아마 교수님과 이사장님이 안 계셨더라면 저는 아마 바이올린을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따뜻한 손길 덕분에 음악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독하게 마음을 다잡은 지언이는 연습에 매진했다. 학기 중에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연습에 매달렸고, 방학 때는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바이올린을 잡았다. 그는 "한 곡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거기에 저만의 감성을 더해 완벽히 연주하기 위해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노력 덕분에 지언이의 실력은 나날이 늘었다. 3학년 때 금호 영재에 선발됐으며, 4학년 때는 조선 국제 콩쿠르에서 성인들과 함께 겨뤘음에도 2등을 차지했다. 지난 여름에는 제10회 예원 음악 콩쿠르에서 바이올린 부문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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