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전 세계 대학 절반 사라질 수도
세계적 미래학자들은 "2030년 전 세계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양질의 대학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는 '코세라(www.coursera.org)' 같은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 수업)의 등장이 이런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MOOC 대학의 하나인 미국 유다시티(Udacity)는 구글·AT&T· 아마존·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나노학위(Nanodegree) 과정을 만드는 중이다. 미국 미래학 연구기관인 다빈치연구소는 3개월 과정의 마이크로칼리지(micro-colledge)라는 실험적 교육모델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된 미네르바대학(Minerva School) 역시 캠퍼스가 없는 온라인 기반 대학이다.
미래학자인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IT·디자인융합학부 교수(전 카이스트 교수·전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는 "수준 높은 교육을 언제 어디서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고등교육 모델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 대학 교육이 바뀌고 있다"며 "하버드·스탠퍼드·MIT 같은 세계 최고 명문대들이 이러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기한 지식을 확인하는 형태의 시험도 사라질 전망이다. 지금도 스마트폰을 통해 수많은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데, 미래학자들은 2025년 즈음에는 사람의 손목 등에 칩(chip)을 넣는 기술까지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지식을 외울 필요가 없어지고, 점수 몇 점 차이로 등수를 가리는 일도 무의미해진다.
미래학자인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앞으로의 시험은 어떤 정보를 이용해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친구들과 협의하고 실제로 제작하는 프로젝트 형태로 대체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선진국 핀란드는 이런 변화에 발맞춰 2020년부터 기존 과목을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소통),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창의력), 크리티컬 싱킹(Critical Thinking·사고력),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협업) 등 '4C'로 대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래 사회에서는 무엇보다 '협업' 능력이 중요해요. 지금 여러 회사에서 천문학적 금액을 지원받아 우주·해양탐사 등에 나서는 엑스프라이즈(X Prize) 재단만 봐도 로봇공학자, 물리학자, 식물학자, 토양학자 등 수많은 사람이 협력해 연구를 이끌거든요. 앞으로 인류 삶을 좌우할 문제들은 한 개인이나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지금 아이들에게는 옆 친구를 경쟁자로 여기는 '입시 중심 교육'을 시킬 게 아니라, 옆 친구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치는 게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