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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 역사교실] 동·서인 갈등으로 시작된 '붕당 정치' 200년간 지속

2015/12/27 16:44:16

동인과 서인에서 시작된 붕당 정치

"먼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으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훈구파와 사림파가 대립하는 가운데 네 번의 사화가 일어났던 것 기억하지?"

"결국 마지막에 이긴 것은 사림들이라고 했죠." 나선애의 말에 왕수재도 질세라 "그 사림들은 서원에서 힘을 길렀죠!"라고 했다.

"좋아, 잘 기억하고 있구나! 선조 때 비로소 조정을 손에 넣은 사림들은 하루빨리 훈구파의 흔적을 지우고 정치를 바로 세우고자 했어. 그런데 어디 사림이라고 하나에서 열까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겠니? 그들과는 확연히 달랐던 훈구파가 사라지자, 그동안은 두드러져 보이지 않았던 사림파 사이의 차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어. 워낙에 학문을 깊이 파고들고 그 내용에 바탕해 나라를 이끌어 가고자 했던 사람들인지라,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굽히려 들지 않는 이들이었지. 이후로 조정에는 논쟁거리가 끊이지 않았고, 큰 논쟁거리가 생길 때마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한목소리를 내면서 자연스럽게 붕당(朋黨)을 이루게 됐어."

"벗 붕, 무리 당? 이상한 말이네. 그게 뭔데요?" 어쩐지 말이 우습다고 생각한 곽두기가 물었다.

"붕당이란 정치에 대한 생각과 학문의 방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뭉친 집단을 부르는 말이야. 선조 때 처음 붕당이 생겨난 뒤 조선의 정치는 근 200년 동안 여러 붕당 사이의 대립과 균형을 통해 이뤄졌어. 시작은 사림들이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진 데서부터였어. 김효원과 심의겸 사이에 이조전랑이라는 벼슬자리를 둘러싸고 갈등이 생기자, 신하들이 평소 생각이 비슷했던 이를 지지하게 된 거였지. 눈에 보이는 계기는 벼슬자리였지만 이들을 뚜렷이 갈라서게 만든 것은 정치에 대한 입장 차이였어. 명종의 어머니였던 문정왕후 일가가 권력을 틀어쥐고 정치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았던 게 바로 얼마 전 일이잖아? 그러니 왕의 외가 친척, 즉 외척들이 함부로 정치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지. 김효원과 동인들은 왕의 외가 세력이 아예 조정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어. 하지만 심의겸을 비롯한 서인들은 외척을 경계해야 하지만 조정에서 모두 내쫓을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았지. 사실 심의겸 자신이 외척이기도 했지만 부당하게 권세를 누리던 예전의 외척들과는 여러모로 달랐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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