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중은 안산 외곽 도(都)·농(農) 경계 지역에 위치해 있다. 개발 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오랫동안 지역 발전이 정체됐고, 맞벌이 가정이 대부분이다. 학생 간 학력 편차가 크고 학업 동기도 낮은 편이었다. 자녀 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5~6학년 때 일찌감치 아이를 인근 군포나 수원으로 전학시켰다.
변화는 3~4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2년 이 학교에 부임한 김정숙 교감은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적고 공교육 의존도가 매우 높은 동네"라며 "그래서 더욱 학교가 바뀌어야 했다"고 말했다. 교장·교감의 주도로 반월중 모든 교사가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매달렸다.
교육 개혁 중 하나가 '모둠 수업'이다. 작년부터 반월중 모든 교실에서는 책상을 ㄷ(디귿)자형으로 붙여 모둠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그날 배울 주요 내용을 설명해 주면, 4~5명씩 머리를 맞대고 과제를 해결한다. 예컨대, 영어 시간에 '가정생활'과 관련된 표현을 배웠다면, 부모님께 용돈을 올려달라고 설득하는 영어 상황극을 짜서 연습한 뒤 교실 앞에 나와 발표하는 식이다. 교사의 피드백이 늘 뒤따른다. 2학년 박윤진(14)양은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도 참여시키고, 서로 의견이 다를 때 답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이해도 더 잘 되고 친구나 선생님과 대화를 많이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