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군이 프로그래밍에 처음 손을 내민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다.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카드 대회에 나갔다가 탈락해 힘들어하던 이 군에게 아버지가 선물로 사줬던 책 한 권이 계기가 됐다. "프로그래밍 기초를 갈고 닦을 수 있는 씨언어 책을 사주시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빠가 왜 이런 책을 사주셨나 하고 의문이 들었어요. 내용도 어려웠고요. 그런데 책을 보면 볼수록 프로그래밍이란 신세계에 빠져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책에서 배운 코딩을 직접 컴퓨터에 입력하며 차근차근 공부해 나갔죠."
프로그래밍의 매력에 푹 빠진 이 군은 독학으로 배움의 폭을 넓혀갔다. 씨언어를 비롯해 자바, HTML 등 초등학생에겐 꽤 어려운 프로그램들도 하나씩 섭렵했다. 이 군은 "처음에는 계산기 같은 기초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점점 관심사를 반영해 암호 해독 등 어려운 것도 만들었는데 이 결과물들이 창작대회 대상을 차지하는 데 든든한 밑바탕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삼성전자가 주최한 이번 창작대회는 '가족을 위한 소프트웨어'라는 주제로 '일반 SW' '임베디드 SW' 두 부문으로 진행됐다. 제1회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초·중·고 총 923팀(총 2940명)이 도전하는 등 높은 참여 열기를 보였다. 이영준 군 역시 그동안 갈고 닦았던 프로그래밍 실력을 바탕으로 일반 SW 부문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창작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어요. 대상을 받으면 내년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개발자 콘퍼런스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더 눈길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참가를 결심하게 됐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