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소리꾼
한별이가 판소리를 만난 것은 초 1 여름방학. 취미로 가야금을 배운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담당 선생님께서 소리가 남다르다며 판소리를 추천했다. 소개를 받아 찾아간 명창 한정하 선생이 한별이의 재능을 바로 알아보고 제자로 받아들였다. 한별이는 "당시 아는 판소리가 전혀 없어 동요 '학교 종이 땡땡땡'을 선생님 앞에서 불렀는데, 목소리가 청아하고 상청(판소리에서 말하는 높은음)이 탁월하다고 칭찬해주셨다"며 "그때부터 선생님 지도 아래 판소리를 본격적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판소리를 접하고 난 다음 한별이의 일상은 늘 그것과 함께였다. 일주일에 네다섯 번 한정하 선생께 한두 시간씩 지도를 받았고, 집에 와서는 아침저녁으로 배운 것을 연습했다. 수업한 내용을 녹음해, 듣고 또 들었다. 좋아하는 명창들의 소리도 MP3에 다운받아 들으며 틈틈이 익혔다. 방학 때는 일명 '소리 성지'라는 산에 들어가 선생님과 함께 합숙을 하며 판소리를 익혔다. 한별이는 "판소리를 하는 언니들과 합숙을 하며 소리를 배우고 나면 한층 소리가 좋아졌다"며 "잘하는 언니들을 보며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자극을 받아 연습을 더 열심히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별이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무대 체질'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다가 무대에만 올라서면 전혀 돌변해 끼를 마음껏 펼치기 때문이다. 어머니 김경순(35)씨는 "무대에 올라서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수줍어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하지만, 무대에 올라서면 평소 우리가 아는 한별이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달라진다"며 "신기할 정도로 전혀 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별이는 무대에 서는 것을 즐긴다. 판소리를 배운 지 몇 개월 안 됐을 무렵, 본인이 신청해서 KBS 전국노래자랑에 나간 적도 있다. 무대에서 한별이가 '사랑가'를 멋들어지게 부르자,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아직도 그때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닐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덕분에 그날 한별이는 인기상까지 탔다. 초 2 때부터는 몇달 간격으로 각종 판소리 대회에 참가했다. 구례·순천·광주 등 지역 판소리 대회는 물론이고, 보성 서편제 판소리 대회 등 다양한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 상을 받았다. 한별이는 "무대에만 서면 전혀 떨리지가 않다"며 "제 소리를 들어주시는 관객에게 고마워 더 열심히 노래를 부르게 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