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분 안에 숨겨진 마약을 찾아라!
대회는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인천에서 열렸다. 격년제로 개최되는 대회로, 올해는 마약 탐지와 폭발물 탐지 종목에서 세관, 육군·공군, 경찰 등 19개 팀이 참가했다. 마약 탐지 종목에 출전한 탐지견들은 제한시간 25분 안에 3개 동으로 나뉘어진 넓은 대회장을 수색했다. 오로지 후각에 의지해 여행가방, 박스, 마네킹 속에 숨겨진 마약을 찾아내야 했다.
겨레의 파트너인 박동민 관세전문관은 "시간도 빠듯했지만 심사위원들이 파놓은 '함정'이 탐지견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고 했다. "마약만 숨겨놓는 게 아니라 다른 냄새 나는 물건들을 함께 숨겨뒀어요. 마약과 냄새가 비슷한 허브, 오징어나 육포처럼 냄새가 강한 음식으로 탐지견들을 유혹합니다. 다른 걸 마약이라고 지목하면 감점, 여러 냄새에 혹해 시간을 끌다가 25분을 넘기면 탈락이죠."
겨레는 대회장 구석구석 꼭꼭 숨겨진 마약을 가장 많이, 그리고 정확하게 찾아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회 대회에서 겨레가 2등을 했거든요. 미군 탐지견과 점수는 동점이었는데, 시간이 10초 늦어서 2위로 밀렸었죠. 이번에는 꼭 우승하려고 대회를 앞두고 한 달간 맹연습했는데 우승해서 기쁩니다(웃음)."
박동민 관세전문관은 "10마리 훈련하면 평균 2~3마리 정도가 마약 탐지견이 된다"고 했다. 우선 탐지견 부모의 우수한 유전자를 물려받아 태어난 새끼들을 대상으로 8개월 정도 기본 훈련을 한다. 이후 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에서 16주 동안 ▲마약 냄새 기억 훈련 ▲여행자 수하물 탐지 훈련 등을 실시하고,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면 마약 탐지견 자격을 부여한다.
"겨레는 2010년 봄 탐지견훈련센터로 왔어요. 저는 센터에서 탐지견 훈련 교관으로 근무하고 있었어요. 겨레가 탐지견 테스트를 통과해 그해 10월 인천공항으로 배치됐는데, 저도 인천공항으로 함께 발령받았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힘을 합쳐 마약 범죄와 싸우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