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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부근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엘니뇨 현상… 홍수·폭설·가뭄 불러오는 '기상계의 문제아'

2015/10/28 16:07:54

◇기상계의 문제아, 엘니뇨란?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아기 예수' 또는 '남자아이'란 뜻이다.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은 이 현상이 예수가 태어난 크리스마스 무렵에 페루 연안에서 자주 나타났기 때문이다. 평상시 적도 부근 태평양 지역의 바다 표면 온도는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부는 무역풍의 영향을 받아 서태평양 지역은 높고(연중 28℃) 동태평양이 낮은(연중 20℃)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적도 부근의 무역풍이 약해질 경우 서태평양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이동해 동태평양에 있는 페루 연안의 바닷물 온도가 평상시보다 섭씨 0.4℃ 이상 올라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6개월 정도 지속할 경우, 이를 엘니뇨라고 부른다.

엘니뇨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전 세계 기상이변을 불러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전 지구적으로 대기의 순환이 달라지면서 지역에 따라 여름철엔 가뭄과 홍수, 겨울철엔 한파와 이상 고온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즉, 엘니뇨가 발생하면 정상적인 기상 패턴이 깨져 보통 화창한 날씨인 남미 지역에서는 비가 많이 내리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열대성 강우가 쏟아지던 동남아시아에서는 비 구경이 힘들어지는 등 이변이 생기는 것이다.

◇수퍼 엘니뇨의 등장

최근 엘니뇨 현상이 국제사회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은 그 강도가 이전보다 훨씬 세졌기 때문. 흔히 이를 가리켜 '수퍼 엘니뇨'라고 부른다. 기상청 기후예측과는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상청은 세계기상기구(WMO)의 자료를 바탕으로 "엘니뇨가 이번 달부터 2016년 1월 사이에 최고조로 발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1950년 이후 역대 4위 안에 드는 강한 엘니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수퍼 엘니뇨로 인한 기상이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일례로 최근 멕시코 남부를 강타한 폭풍을 들 수 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멕시코 서남부 태평양 연안에 상륙한 시속 100㎞ 남짓의 태풍 퍼트리샤는 갑작스러운 수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30시간 만에 최고 풍속이 시속 320㎞를 넘는 것으로 변해, 서반구(동태평양과 대서양)에서 관측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규모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는 수퍼 엘니뇨로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올라가면서 허리케인의 '연료'에 해당하는 공기 중 수분이 많아졌고, 이에 비해 폭풍우 발달을 막는 대기 상층부의 바람이 잦아들어 단시간에 괴물급 허리케인이 된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분석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올해 1~9월 세계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았던 것도 수퍼 엘니뇨에 따른 해양 온도 상승 때문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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