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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판각 빗장 여니 수백년 묵은 묵향·목향이 물씬… 진한 '지식의 향기'를 맡다

2015/10/19 16:02:51

◇진한 묵향이 코끝을 찌르는 유교책판의 보금자리

경북 안동시 도산면 퇴계로 1997. 이곳이 우리나라 열두 번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보금자리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한국국학진흥원 부지에서 가장 높은 곳인 장판각(藏板閣)의 유교책판이 숨을 쉬는 공간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입구에서 장판각으로 향한다. 유교책판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자축하는 현수막이 원내 곳곳에 걸려 있다. 기대가 점점 커진다. 빠르게 계단을 오르고 또 비탈을 걷는다. 숨이 조금 거칠어질 무렵, 목적지에 닿는다.

장판각은 우람하다. 1400㎡(약 424평) 규모의 2층짜리 건물 2개 동(A·B동)으로 이뤄졌다. 2015년 10월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이 보유한 유교책판은 총 6만5495장. 그중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대상은 6만4226장이다(2013년 등재 신청서 제출 당시 기준). B동엔 약 5만여 장, A동엔 1만5000여 장을 품고 있다.

굳게 닫힌 장판각 빗장 앞에서 가빴던 숨을 고른다. 이내 자연의 냄새와 은은한 묵향(墨香)이 콧속에 폭 안긴다. 동행한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가 빗장을 열자, 진한 묵향과 나무 냄새가 한꺼번에 코끝을 찔렀다. "냄새만으로도 유교책판의 규모를 예상하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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