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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 역사교실] 곽재우 장군이 이끈 의병, 땅 위 왜군을 무찌르다

2015/10/18 17:03:00

명나라의 참전과 조선 백성들의 시련

왜군이 밀리는 사이, 명나라의 지원군이 조선에 도착했다. 이는 선조가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명나라의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일찍이 일본이 명나라를 치겠노라 큰소리를 친 만큼 명나라도 이 전쟁을 구경만 하고 있을 처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조선과 명의 연합군은 먼저 평양성을 되찾고 남쪽으로 밀고 내려왔다. 하지만 한양 근처에서 왜군에게 크게 패하자, 명나라 군사들은 왜군과 더 싸우려 들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군은 한양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그 와중에 벌어진 전투가 행주 대첩이었다. 이 전투의 지휘관이었던 권율은 행주산성에 진을 치고 왜군과 맞섰다. 병사들은 물론 행주산성의 백성들까지 모두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고, 치열했던 전투는 결국 조선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이후 왜군은 경상도 해안 지역까지 물러나게 됐다.

"아싸! 다들 힘을 합쳐서 왜군을 통쾌하게 무찔렀군요! 우리 장군님들 최고! 조선 백성들도 최고! 아싸!"

"하다야, 그렇지만…… 아무리 이기고 있어도 전쟁은 마냥 신이 나는 것이 아니야. 고통과 슬픔이 가득한 거란다." 용선생의 무거운 표정에 머쓱해진 장하다가 슬슬 자리에 앉았다.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백성들이 겪은 시련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였어. 너희보다 더 어린 아이들까지도 끌려가 노예가 되는가 하면, 뿔뿔이 흩어져 먼 나라로 팔려 가기도 했지. 그뿐이 아니야. 옛날엔 전쟁이 일어나면 힘없는 여자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어야 했어. 왜군 병사들은 조선 여자들을 마음껏 희롱하고 다녔어. 그것만으로도 잔인한 일인데, 조선은 여성의 정조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던 나라였기 때문에 정조를 잃은 여인들은 몸이 더럽혀졌다고 생각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많았지."

아이들의 표정이 점점 숙연해졌다. 용선생은 잠시 망설이더니 "너희들, '귀무덤'이라는 말 들어 봤니?" 하고 물었다. 아이들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도 일본 땅에 남아 있는 임진왜란의 슬픈 흔적이란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아무 죄도 없는 조선 백성들이 수도 없이 왜군의 손에 죽어 나가야 했어. 왜군들은 조선 사람을 죽인 뒤에 코 또는 귀를 베어서 소금에 절인 뒤 일본으로 가져갔어. 그만큼 많은 적들을 죽였다는 표시로 말이야. 왜군들이 때론 산 사람의 코를 싹둑 베어 가기도 해서, 조선 사람들은 더욱 두려움에 떨어야 했어.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세상'이라는 말도 그때 생겨났다는구나."

용선생이 들려준 이야기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아이들은 누구 하나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졌구나. 그래서 너희들에게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혹시라도 전쟁을 흥미진진하고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하진 말아 달라는 거야. 자, 그럼 다음 시간에는 임진왜란이 어떻게 끝이 났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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