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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만난 꿈… '나만의 피자' 위해 400˚C 화덕 견뎠죠

2015/10/04 16:48:06

대회는 총 10개 부문으로 치러졌다. 8개 부문이 요리, 나머지 2개 부문은 도우쇼 등이다. 이 대표가 참가한 클래식 부문은 일반적인 나폴리 피자에 피자이올로만의 상상력을 덧댄 '단 하나밖에 없는 나폴리 피자'를 선보이는 것.

"원래 우리나라 나물과 비슷한 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한국색을 입힌 나폴리 피자를 하려고 했어요. 레시피도 모두 정한 다음 비행기를 탔죠. 그런데 현지에 가보니 우리나라 나물을 대체할 만한 재료가 딱히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콘셉트를 바꿨죠. 훈제 피자로요. 훈제 버펄로 모차렐라 치즈와 훈제 연어, 루꼴라 등을 토핑으로 올리는…. 마트에서 재료를 살펴보다가 정했어요. 이 피자엔 스토리도 넣었어요.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이 교외로 나가서 먹는 훈제 바비큐 같은 느낌의 피자'라고요. 급하게 만들었는데도 그럴싸하게 포장했죠? 하하."

이 대표는 2001년 나폴리 피자를 처음 만났다. "제대하고 무작정 영어 배우러 캐나다로 갔어요. 아카데미에 다니다가 한 이탈리아 여학생과 친해졌어요. 그 친구가 부모님이 나폴리에서 피자집을 운영하는데, 언제 한 번 놀러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진짜로 갔어요. 피제리아(피자 전문점)가 늘어선 거리에 도착했을 때 피자 굽는 냄새, 화덕에서 피자 나오는 장면, 그리고 맛….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꿈을 만난 순간이었죠."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곧장 피자집에 취직했다. 거기서 기본을 익힌 뒤, 꿈을 완성하기 위해 나폴리로 떠났다. 관련 아카데미에 다니고 현지 피제리아에서도 일했다. 이 대표는 "유학 생활을 하면서 아주 중요한 한 가지를 깨달았다. 피자 장인들은 각각 고유의 맛을 냈다. 손님들은 입맛에 맞는 피제리아를 찾았다. 나도 '나만의 피자'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내 피자'를 만드는 데 5년 가까이 걸렸다. 매일 반죽 치대 숙성시키고, 400도 넘는 화덕 앞에서 뻘뻘 땀 흘린 결과였다. 이 대표는 "좋은 피자는 소화가 잘 되는 피자다. 그런 피자를 만들려다 보니 그만큼 걸리더라"고 했다.

"사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매일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싫증나고 지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도 '하루하루 배우는 게 분명히 있을 것이다'라며 버텼어요. 정말로 실수나 경험을 통해 뭔가 배웠고, 그게 차곡차곡 쌓여서 좋은 피자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려면,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소년조선일보를 보는 어린이 여러분에게도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네요. 아, 그리고 여행도 많이 다니면 좋아요. 저처럼 우연히 꿈을 만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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