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미니 학교'인 교동초와 재동초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에 학부모와 동문들이 이처럼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통합 후 재학생이 겪을 불편도 불편이지만 두 학교는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
우선 교동초는 '우리나라 최초 근대식 초등학교'란 타이틀이 있다. 갑오개혁 직후인 1894년 9월, 당시 고종이 유력 가문 자제들에게 서구식 신(新)교육을 시키겠다며 '관립 교동왕실학교'란 이름으로 이 학교를 세웠다. 서울 인구가 불면서 1963년엔 재학생이 5250명(59학급)까지 늘어 3부제 운영하는 '매머드급' 학교인 적도 있었다. 그러다 도심 공동화(空洞化) 현상으로 학생 수가 계속 줄어 현재는 학년당 한 학급씩 재학생 122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14일 찾은 이 학교 너른 운동장(4366㎡)엔 덩치가 제각각인 10명 남짓 학생들만 공놀이했다.
인근 재동초 역시 교동초 설립 이듬해인 1895년에 세워져 120년 역사를 자랑한다. 우리나라 근대식 초등학교 2호이기도 하다. 이 학교도 1966년엔 전교생 수가 4064명까지 불었다가 현재 재학생 251명의 미니 학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