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하나 완성하는데 최대 이틀 걸려
"복면가왕 특집 편 녹화가 있는 날이에요. 촬영하는 날이면 오전 8시까지 방송국에 와요. 출연자들이 가면 쓰고 리허설하면서 불편한 점을 말해주거든요. 예를 들면, '눈이 잘 안 보인다' '코가 눌린다' 이런 식으로요. 가수에게 연습하는 시간이 제겐 가면 수정 시간이에요."
황씨는 복면가왕에 7회부터 합류했다. 그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한 제작진이 먼저 출연을 권했다. 과거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본 경험이 있어 방송 시스템을 잘 이해한다는 것도 선택의 이유였다. 그는 "가면 제작은 처음이라 재밌게 일을 시작했다"며 웃었다.
의상과 달리 가면 제작은 100% 수작업이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노래가 잘 전달되도록 마이크 닿는 부분은 최대한 얇은 소재를 사용했고, 얼굴 크기나 형태에 따라 사이즈 조절이 편하도록 만들었다. 또 가면별로 색깔과 재료, 느낌이 겹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다 보면 가면 하나를 완성하는 데 최소 5~6시간, 길게는 이틀까지 걸린다.
"보통 한주에 9~10개의 가면을 만듭니다. 출연자가 결정되고 나서 가면을 만들면 늦어요. 미리 만들었다가 쓸 사람이 정해지면 수정 작업을 합니다. 예를 들어 '물병' 모양의 가면을 만들어 놓고, 여자 가수가 쓰게 되면 꽃을 꽂아 장식해요. 남자 가수일 경우엔 에너지 음료처럼 꾸밉니다. 손이 정말 많이 가요."
지금까지 만든 가면 중 가장 의미 있는 작품으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를 꼽았다. 가수 김연우가 쓰고 나온 가면이다. "제 첫 작품이에요. 사실 가면이 너무 무섭고 강해 보여서 방송에 못 나갈 뻔 했어요. 그런데 김연우씨가 이걸 쓰고 재밌게 말을 잘 해주셔서 센 이미지가 상쇄됐어요. 4대부터 7대까지 4연승 하신 덕분에 오랜 시간 시청자들이 본 가면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