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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야구의 에이스소녀의 이름은 김라경(충남 계룡 금암중 3). 또 다른 이름은 '한국 여자 야구의 에이스'다.
올해 만 열다섯살에 불과한 김라경은 최연소 여자야구 국가대표다. 그는 지난달 28일 열린 '2015 LG컵 국제여자야구대회'(이하 'LG컵')에서 한국 팀의 1선발을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LG컵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미국·대만 등 손꼽히는 야구 강국들이 출전하는 국내 유일의 국제여자야구대회. 김라경은 이 대회 개막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 3이닝 동안 3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의 수준급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첫 승리를 안겼다.
"대회 두 달 전부터 정말 혹독하게 연습했어요. 오로지 개막전만 보고 몸을 만들었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여자 야구 대회 중 가장 큰 대회니까 제대로 한번 던져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 '딱' 몸이 안 좋은 거예요. 경기 끝나고 열이 39도까지 올라서 응급실에도 갈 정도였으니까요. 경기 때에는 제 컨디션도 아니었고 긴장까지 해서 썩 좋은 투구를 하지 못했어요. 그땐 자책도 했는데, 지금은 좀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게 연습하지 않았으면 아마 최악의 투구를 했을 수도 있었을 거다' 하면서요."
김주현 한국 여자 야구 대표팀 감독은 "당시 라경이가 큰 대회라 많이 떨었고 몸도 좋지 않아 많이 힘들어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라경이는 '국가대표'였다. 투혼을 발휘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