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02 15:40:37
◇교장 선생님의 일대일 수업… 대회 휩쓸어
"아이들 눈빛이 반짝반짝하지요? 대회가 며칠 안 남아서 그래요(웃음)."
정 교장은 2013년 교내에 모형항공과학부 동아리를 개설, 3년째 아이들을 무료로 지도하고 있다. 수업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대회를 앞두고는 평일 방과 후에도 모여 함께 비행기 날린다. 지금은 12~13일 열리는 제10회 전국청소년모형항공기대회를 앞두고 맹연습 중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모형항공과학부 동아리 자체가 드문 편이고, 평교사가 아닌 교장이 직접 지도하는 곳은 솔안초가 유일하다. 어릴 적 비행기 조종사를 꿈꿨던 정 교장은 5년 전 서울초중등항공과학연구회에서 전동기, 글라이더, 헬리콥터 등 모형항공기에 대한 연수를 받았다. 그는 "혼자 밤새워 비행기를 만들고 부수고 날리다 보니 아이들이 해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안초 부임하자마자 동아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인기가 없었다. 생소한 분야였기 때문에 아이들을 모으는 것조차 힘들었다. 어렵게 6명 정도의 학생을 확보했지만, 말 그대로 비행기의 'ㅂ'자도 모르는 아이들이었다. 비행기가 어떻게 뜨고 내리는지 '비행기의 원리'부터 수업해야 했다.
조종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자동차 운전 가르치듯 한 사람씩 붙잡고 수업했다. 시뮬레이션 연습도 수시로 했지만 '운전 초보'들의 비행기는 툭하면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 서동우(5학년) 군은 "처음엔 비행기를 셀 수 없이 망가뜨렸다"며 "그럴 때마다 교장선생님께 들고가서 고쳐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정 교장은 "그땐 손이 공업용 본드로 남아나질 않았다"며 웃었다.
학생들의 실력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5월 열린 제10회 전국학생실내모형항공기대회에서는 헬리콥터경연 부문 수상자 22명 가운데 1~3등을 비롯한 10명이 솔안초 학생이었다.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서 동아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까지 7명이던 정원이 올해 15명으로 두배 늘었다. "내년에 지원자가 더 늘면 혼자서 어떻게 수업해야 할지 벌써 고민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