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범죄 교사는 2009년 29명에서 2011년 42명, 2013년 55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35명이 적발됐다. 교내 성범죄 사건을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처리해야 할 교장과 교감(장학사 포함)도 41명이나 포함됐다. 특히 이 가운데 136명은 자기들이 가르쳐야 할 아동·청소년들을 성희롱하거나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간 정부 통계에 잡힌 교사 성범죄 피해자는 총 302명에 달한다. 가해 교사와 같은 학교 학생이 120명(40%)으로 가장 많고, 같은 학교 동료 교사가 59명(20%)으로 둘째를 차지했다. 성범죄 교사 대다수가 어린 제자들이나 함께 일하는 동료 여교사에게 몹쓸 짓을 한 셈이다. 성범죄 전문가들은 "성범죄가 가장 드러나지 않는 범죄임을 감안하면, 교사에 의한 성범죄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한다.
교사들의 성범죄는 학교 구석구석에서 발생했다. 2012년 한 고교 B교사는 심폐소생술 수업을 마치고 돌아온 여학생 둘을 음악실로 불러 자기에게 심폐소생술 시범을 보여달라고 했다. B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얹고 심폐소생술 시범을 보이자, 갑자기 학생의 손을 잡았다. 학생들의 시범이 끝난 뒤에는 "홍콩 간다"(성행위를 이르는 비속어)는 말을 반복해 학생들은 성적 수치심을 느낀 것으로 학교 조사에서 드러났다.
◇"여교사 담임으로 바꿔달라"이같이 심각한 교내 성범죄 실태가 드러나자 학부모들은 "불안해서 학교에 못 보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나모씨는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성희롱과 성추행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학교 밖도 성범죄가 들끓고, 학교 안에서 교사들까지 이러니, 딸 가진 부모로서 누굴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김미은(49)씨는 "서울 고교 성추행 사건 뉴스를 본 다음부터 딸에게 계속 '너희 학교에는 그런 일 없느냐'고 묻고 있다"며 "딸 아이는 '그런 일 없다'고 하지만 불안하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학교에 "여교사를 담임으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