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내 배 속의 절반은 다시 쓸 수 있는 재활용품, 이물질 묻은 종이·단단한 껍데기… 저에겐 '쓰레기'만 주세요"

2015/07/14 15:40:42

종량제 도입 20년… 쓰레기가 줄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먼저 여러분이 꼭 알아둬야 할 것 하나 짚고 가죠. 바로 쓰레기종량제에 대한 개념이에요.

쓰레기종량제는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예요. 여기서 수수료는 바로 저 봉달이, 쓰레기봉투를 구매하는 비용을 말해요. 결과적으로 쓰레기 처리 비용을 배출자가 부담하는 셈이죠. 대신 정부·지방자치단체는 다시 쓸 수 있는 병·캔·플라스틱 등은 '공짜'로 수거해준다고 약속했어요.

그렇다면 쓰레기종량제는 왜 시행하게 된 걸까요? 간단해요. 쓰레기양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다행히 예상은 맞아떨어졌어요. 환경부에 따르면 쓰레기종량제 시행 직전인 1994년 1인당 하루 생활 쓰레기 배출량은 1.33㎏. 시행 첫해인 1995년엔 1.07㎏으로 뚝 떨어졌거든요.

지금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가장 최근 통계인 2013년 1인당 하루 생활 쓰레기 발생량은 0.94㎏으로 집계됐어요. 제도 시행 직전인 1994년에 비해 무려 29.3%나 줄어든 수치죠.

이는 쓰레기종량제가 완전히 정착한 덕분이에요. 현재 쓰레기종량제 봉투 제도를 시행하는 곳은 전국 3488개 읍·면·동의 99.9%에 달한답니다.

허나 쓰레기봉투 속을 들여다보면…

"쓰레기가 줄었으면 그만이지, 도대체 뭘 어쩌라는 거지?" 하며 반문하는 친구가 분명히 있을 거예요.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해요. 앞서 얘기한 것만 보면 쓰레기종량제가 별 탈 없이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답니다.

제 배 속에 넣을 수 있는 건 일반 쓰레기뿐이에요. 재활용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버릴 것들이죠. 하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각종 봉지·찢어진 종이·담뱃갑·잔반…. 제가 먹지 못하는 것들을 마구마구 집어넣죠. 심지어 폭발 위험이 있는 폐건전지나 다 쓴 살충제 캔도 넣는다니까요.

관련 통계도 있어요. 지난 5일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원 회수 시설 2곳을 대상으로 반입된 생활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종이와 비닐류 비율이 각각 56.5%, 75.9%로 나타났어요. 제 배 속을 들여다보면 절반 이상이 다시 쓸 수 있는 것으로 가득하다는 얘기예요. 설마…. 저 봉달이와 친구들을 재활용 봉투로 착각한 건 아니겠죠?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