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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규모 재난 발생하면 급파 '구해내겠다' 마음 하나로 끝까지 수색하죠

2015/06/21 17:43:00

◇네팔 대지진 등 13개국 재난 지역 출동

국제구조대는 해외에서 발생한 재난·재해 현장에서 재외국민을 보호하고 국제 협력 활동을 펼치려는 목적으로 1997년 결성됐다. 그해 베트남 여객기 추락 사고에 투입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3개국에 15차례 출동했다. 현재 활동 인원은 총 235명. 황웅재 소방경은 "2년 이상 소방공무원으로 일한 사람 중 심사를 거쳐 국제구조대원을 최종 선발한다. 특수전사령부나 UDT(특수전여단) 같은 군 특수부대 출신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벌어진 대규모 재난 때 출동하는 게 주된 임무지만, 평상시엔 국내 대형 재난 사고에 투입되기도 한다.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 사고나 세월호 침몰 사고 때도 파견됐다. 정제우 소방장은 "생존자 구출 가능성이 큰 72시간 안에 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항상 출동 대기 상태"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발생한 네팔 지진 현장에도 27명의 국제구조대원이 급히 파견됐다. 정제우 소방장과 정용진 소방교도 명단에 포함됐다. 구조대원들의 활동 지역은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15㎞ 떨어진 박타푸르였다.

"박타푸르는 흙벽돌로 지은 건물이 밀집돼 있어 피해가 더 심했어요. 흙벽돌은 충격에 약하고 한번 무너지면 흙이 겹겹이 쌓입니다. 그 안에 갇히면 살아남기가 어렵죠. 그래도 무조건 생존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곡괭이나 삽으로 조금씩 흙을 파냈습니다."(정용진 소방교)

쓰레기로 인한 악취가 코를 찔렀고 먼지도 심하게 일어 숨쉬기가 쉽지 않았다. 추가 붕괴 우려도 있었지만, 구조대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 안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갔다. 한 사람만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작업했다.

"현장에 가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보다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건 모든 구조대원의 본능 아닐까요? 그래도 구조 작업하는 동안 동료가 건물 밖에서 상황을 보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일할 수 있었습니다."(정제우 소방장)

네팔에서의 10일간, 구조대원들은 다른 나라 구조대가 포기한 지역이라도 현지인들이 요청하면 구조 작업에 나섰다. 나중엔 소문이 퍼져 한국 국제구조대를 찾아오는 현지인도 생겼다.

"한국 국제구조대는 끈질기고 집요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양인들은 생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면 대부분 철수하지만 우리는 시신 수습도 구조의 일환이라고 생각해요. 망자(亡者)에 대한 예우도 지켜 시신을 발견하면 꼭 거수경례를 합니다."(황웅재 소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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