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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교육 패러다임이 바뀐다… ②거꾸로교실 공교육 수업현장

2015/06/08 03:00:03

◇다양한 주제의 창의적 질문 쏟아지는 수업 시간

1·2·3차 산업에 관한 디딤영상을 집에서 보고 온 신용산초 학생들. 변준섭(13)군이 "만약 4차 산업이 생긴다면 어떤 일을 하게 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사람이 하는 서비스가 3차니까, 4차는 기계가 서비스하는 게 아닐까?" "4차 산업은 지구에서 할 수 없는 우주에 관한 산업일 거야" 학생들은 교과서 밖의 내용으로 창의적인 질문을 쏟아내며 토론을 펼쳤다.

최 교사는 "칠판에 정답을 적어주기보다는, 학생들이 틀려도 좋으니 다양한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꾸로교실에서는 무엇보다도 학생들 사이의 협업(Collaboration)을 강조한다. 교사는 협업이 가능하도록 환경만 제공할 뿐이다. 김영주(13)양은 "칠판수업을 할 때는 선생님이 혼자 말씀하시니까 질문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주제로 끊임없이 질문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학부모 윤경란(44)씨는 "과학 시간에 먹이사슬에 관한 주제를 TV프로그램 런닝맨처럼 진행해 아이가 정말 즐거워했다"며 "아이들끼리 원활한 소통과 협업 덕분에 왕따 문제도 없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 교사는 거꾸로교실을 진행하는 전국 초·중·고교 교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최근 신용산초 학생들이 충남 천안 북일고의 3학년 학생에게 생태계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소비자가 누구예요?" 최 교사는 질문을 모아 스캔해서 김광호(33) 북일고 생명과학 교사에게 보냈다. 얼마 후 김석현, 조영수(19)군으로부터 "호랑이랑 사람이 싸우면 호랑이가 이기지만, 사람이 총을 들고 있으면 사람이 이겨. 결국 가장 강한 소비자는 없단다"라는 답이 왔다. 이처럼 거꾸로교실에서 교육의 주체는 더 이상 교사가 아니다. 최 교사는 "학생들이 질문을 쏟아 낼 때마다 '가르침 시대의 종말'이 온 것 같다"며 "앞으로는 '누구라도 배우고 가르칠 수 있다'는 뜻의 '스튜처(Stucher, student와 teacher의 합성어)'가 교실에 넘쳐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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