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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만화로 글자 배우는 브라질 아이들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는 '브라질 만화의 살아 있는 신화'로 불린다. 1963년 모니카 만화로 인기를 얻기 시작해 브라질 만화 시장의 판세를 뒤집었다. 당시 시장의 90%를 미국 월트디즈니 만화가 차지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모니카 만화가 시장의 80%를 점유했다. 자신과 보조작가 2명으로 설립한 회사 MSP(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프로덕션)는 정직원만 400여명인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아버지가 화가였어요. 아버지를 보며 나도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학교 다닐 땐 선생님들 캐리커처를 그려 친구들에게 인기를 끌었어요. 선생님들은 싫어했지만요. 아, 영어 선생님은 좋아하셨어요. 항상 수업시간에 맨 앞줄에 나를 앉혀 놓고 자기를 그려달라고 했어요. 그때 연습을 많이 해서 그림 실력은 늘었는데, 그림 그리느라 공부를 제대로 못 해서 영어를 못해요(웃음)."
그는 열아홉 살에 신문사 삽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상파울루시에 있는 한 신문사를 찾아갔다. 삽화가 자리가 없어서 기자로 일하게 됐다. 기자로 근무하면서도 만화를 그리게 해달라고 회사에 계속 얘기했다. 그림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기사 쓰면서 일부러 삽화를 함께 그려넣었다.
끈질긴 노력 끝에 기회를 잡았다. 1959년 강아지 '비두'가 등장하는 세 컷짜리 만화를 신문에 연재하면서 만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내가 어렸을 땐 우리나라에 미국 만화만 있었어요. 나도 미국 만화를 보면서 글자를 배웠어요. 그래서 '브라질 만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모두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말했지만 믿음을 갖고 도전했어요. 지금은 수많은 브라질 아이들이 모니카 만화를 보며 포르투갈어를 배우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