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10시 정각. 이들은 정문에서 산림 교육 강사 정한순(58)씨와 만나 숲으로 향했다. 초입에 있는 봉선사천을 건너던 도중, 물가에 앉아 있는 우아한 새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누군지 정체를 밝혀보겠습니다." 정씨는 가방에서 쌍안경을 꺼내 눈에 대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 "원앙 암컷이네요. 자, 지금부터 오감을 열고 숲을 느끼며 잠자고 있는 뇌세포를 깨울 겁니다. 준비됐나요?"
이어 느티나무 길을 걸으며 산새 소리를 들었다. 명예기자들은 강사의 말에 따라 조용히 주변 소리에 귀 기울였다. 구구구구, 따다다닥, 뻐꾹뻐꾹, 호오오오…. 다채로운 새소리가 귀를 즐겁게 했다. 정씨는 "이 숲에는 꾀꼬리·호반새·뻐꾹새·딱따구리 등이 산다"고 설명했다.
◇'생물 다양성의 보고' 국립수목원
느티나무길이 끝나는 지점에 위치한 '덩굴식물원'과 '관상수원'에서부터 본격적인 생물 관찰·공부가 진행됐다. 덩굴 식물 잎에 붙은 사향제비나비 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구상나무를 통해 '종자 주권'에 대해 배웠다. 어린이들의 눈이 가장 휘둥그레진 건 늘어진 실에 대롱대롱 매달린 애벌레를 루페(확대경)로 관찰할 때다. 지원이는 "떨어져도 안 죽고 살아난다고요?"라고 되물으며 신기해했다. 현준이는 "귀엽다"며 웃었다.
복개하천을 복원해 개울과 도랑을 조성한 '소리정원', 물속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 창포·고사리·복주머니란이 자리한 '양치식물원' 등도 둘러봤다. 시간이 지날수록 셋은 점점 말이 많아졌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강사한테 "저건 뭐예요?" 묻기 일쑤였다. "저 나무 이름 좀 봐봐. 쉬나무야!"라며 웃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돌나물을 먹으며 "맛있다"고 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