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길 곳곳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쉬엄쉬엄 걷기 좋다. 일부 오르막길을 제외하면 길이 가파르지 않아 산을 처음 타는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돌에 적힌 시는 틈틈이 길동무가 돼 준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이해인의 '들길에서', 천상병의 '아침' 등을 감상했다. 여유 있게 걸으면 2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숲길을 빠져나와 아래쪽으로 200m가량 이동하면 부산에서 유일한 '교육역사관'을 마주한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교육의 역사를 살펴보는 공간이다. 들어가니 교과서·방학책·학용품·졸업장 등 교육 관련 자료 600여점이 시대별로 정리됐다.
1960년대 졸업 시즌이면 학교 앞에서 팔던 '졸업통'이 눈길을 끌었다. 정 소장은 "이 시대엔 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졸업장을 귀하게 여겼다. 두꺼운 종이로 만든 졸업통에 졸업장을 넣어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쟁 당시 교육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이 사용한 교재, 임시로 교실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진 등을 전시장 한쪽에 마련했다. 1960년대 부산에 실제 있었던 충무국민학교 교실 모습도 복원했다. 교실 한가운데 자리한 석탄 난로, 그 위에 올려진 도시락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930~1960년대 생활 모습을 좀 더 자세히 살피려면 '민속생활관'을 방문하면 된다. 1층에는 의식주, 2층에는 놀이·생업 관련 물품을 선보인다. 전시품마다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