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늘 하던 줄넘기, 평소처럼 잘했더니 우승이!"공부도 이렇게 해야 할 텐데…."
왕중왕이 된 비결을 물었더니, 시원이가 대뜸 '익살'을 부렸다. 동생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색을 바꿔 다시 던진 시원이의 한마디. "줄넘기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거니까 당연히 잘해야 하는 거라서…, 그냥 평소처럼 즐겁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4·5학년 동생들이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장난기 가득한 막내 규식이는 고개를 저었다. "전 그날따라 밥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그래서 제 원래 실력보다 훨씬 더 잘했던 것 같아요. 1등 비결은 바로 '밥'이에요. 하하." 넷이 배꼽을 잡았다.
이번 대회 개인전은 스피드(빨리 뛰기·이중 뛰기)와 왕중왕전으로 나눠 치러졌다. 스피드는 정해진 시간(30초) 동안 기본 줄넘기 혹은 이중 뛰기 기술을 활용해 그 횟수를 측정하는 경기. 시원이와 민재는 빨리 뛰기와 이중 뛰기 종목에서도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왕중왕전은 줄넘기의 세 가지 대표 기술(앞 흔들어 뛰기·엇걸어 뛰기·이중 뛰기)을 1분마다 바꿔가며 총 3분간 소화, 가장 오래 뛴 사람을 가리는 종목이다. 조병학 당정줄넘기전문체육관장은 "스피드 경기는 줄에 걸려도 상관없지만, 왕중왕전은 그대로 종료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종목"이라고 했다. 민재는 "왕중왕전 과제인 세 가지 기술은 상·중·하로 따지면 중 이상이다. 체력이 따라 주지 않으면 오랫동안 기술을 소화하기 벅차서 어렵다. 이렇게 힘든 종목이지만, 우리 모두 각 학년에서 가장 오래 버텨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