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표본과 함께하는 바다 탐험
32만4000㎡ 부지에 들어선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전시동·교육동·연구수장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어린이들이 가볼 만한 전시동을 둘러봤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시드 뱅크(Seed bank)'. 높이가 24.7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유리 구조물 안에 약 5200개의 해양생물 표본 병이 담겼다. 예쁜가리비, 바다선인장, 가는바늘산호, 물렁가시붉은새우…. 이름만큼 생김새도 신기한 생물들이 한가득이다. 옆에는 시드 뱅크 속 표본의 분류군·국명·학명·채집지·채집일시 등을 알려주는 터치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관람 동선에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향했다. 4층에는 해양생물 다양성을 주제로 한 제1전시실이 자리하고 있다. 시작부터 다양한 해양생물 표본이 눈앞에 펼쳐진다. 동행한 전시해설사 김광채(62)씨는 "전시된 건 2300여 점, 수장고에 있는 건 40만 점이 넘는다. 2030년까지 350만 점 보유가 목표"라고 했다.
물과 생명의 기원, 생물 분류 체계, 바다의 탄생 등 바다 속 세계를 탐험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지식이 먼저 소개된다. 이어 해조류·플랑크톤·무척추동물·어류·포유류 등의 코너에서 좀더 자세하게 해양생물을 공부·관찰 할 수 있다.
특히 설명과 함께 놓인 수많은 표본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제처럼 생생하기 때문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청새치가 특히 인상적이다. 거대한 몸집에 창처럼 뾰족한 코를 지닌 이 물고기와 소설 속 노인이 바다에서 벌였을 혈투가 머릿속에 절로 그려진다. '살아있는 화석'으로 일컬어지는 투구게와 앵무조개, 난생처음 보는 비단군부·털군부·따가리 등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립스틱 원료로 사용되는 흰이빨참갯지렁이, 200v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가오리 등 각 생물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