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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생 역사교실] 태조의 아들 이방원, '왕자의 난' 일으키다

2015/04/26 16:57:28

왕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왕자의 난

"태조 이성계에게는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어. 이방원은 그 중 다섯째였지. 문제는 태조의 뒤를 이을 세자를 정하는 데서부터 시작됐어. 태조가 다 큰 왕자들을 제쳐 두고 열 살짜리 어린 막내를 세자로 삼았거든." "원래 큰아들이 세자가 되는 거 아닌가요?"

"맞아, 선애야. 장남이 왕위를 물려받는 게 관례에 맞는 일이지. 하지만 첫째 부인이 세상을 떠난 뒤로 둘째 부인인 신덕왕후를 몹시 아꼈던 태조는 그녀가 낳은 아들을 세자로 삼았어. 신하들이 나서서 반대할 법도 한 일이었지만 다들 잠잠했지. 당시 신하들 중에서 제일 목소리가 큰 사람은 물론 태조를 도와 조선을 세운 정도전이었어. 그런데 정도전은 조선을 왕 중심의 나라가 아니라 재상 중심의 나라로 만들고 싶어 했어. 그래야 이상적인 나라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거든. 그러니 강한 왕권을 휘두를 만한 인물이 세자가 되는 것보다는 어린 왕자가 세자가 된 것이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여겼어. 게다가 태조의 큰아들은 나랏일이나 왕위에는 별 관심이 없었어. 날마다 술이나 마시면서 세월을 보내다 얼마 뒤에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 막내가 세자로 책봉되자 제일 불만이 컸던 건 이방원이었어. 정몽주를 죽여 가면서까지 태조가 조선을 세우는 일에 발 벗고 나섰는데 이제 와서 아버지가 그 공을 모른 척하니, 보통 화가 나는 게 아니었지. 주변에서도 장남을 세자로 삼을 게 아니라면 당연히 이방원이 세자가 돼야 마땅한 일 아니냐며 수군거렸어. 사실 이방원이 왕자들 중에서 제일 뛰어난 인물이기도 했거든."

"정말 화가 났겠네요!" 자기 이야기라도 되는 듯 쌔근거리며 두기가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방원은 속으로만 분을 삼키고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았어." "네? 왜요! 억울하잖아요!"

"섣불리 나섰다간 영영 임금의 자리 근처에도 갈 수 없을 테니까. 대신 이방원은 조용히 자기편을 끌어모으면서 힘을 키웠어. 6년 동안이나 말이야. 그리고 1398년 8월의 어느 날 밤, 마침내 엄청난 사건을 일으키고 말지! 이름하여 왕자의 난!"

잔뜩 겁을 주는 용선생의 무시무시한 말투에 곽두기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날 태조는 몸이 아파 앓아누워 있었어. 바로 이때다 싶은 이방원은 미리 모아 둔 군사들과 함께 무기를 들고 나섰어. 그의 첫 목표는 다름 아닌 정도전이었어. 정도전은 이방원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줄곧 경계하고 있었으니까. 이방원은 곧장 정도전부터 찾아가 죽이고는 그동안 자신의 반대편에 섰던 신하들도 하나씩 찾아내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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