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7 11:25:53
그런데, 고입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학년별 희망 진로가 다를 경우 고입에서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라는 점이다. 실제 이러한 불안감을 이용해 일부 업체에서는 어린 초등생을 대상으로 진로를 결정해주는 컨설팅을 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대표적인 진로 발달이론가인 Donald E. Super의 생애발달이론에 따르면, 초등생 시기는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가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의 주요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자아개념을 발달시켜 나가는 성장기일 뿐이다. 때문에 초등학교 때 미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 초등학생 시기 직업을 결정하여 중1 때부터 중3 때까지 진로가 동일한 경우라면 중학교 들어와서 그시기에 마땅히 해야 할 고민들을 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실제로 중 1때부터 중 3때까지 희망진로가 동일한 학생들을 만나보면 단순히 진로에 대해 막연한 환상만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중학생 때 학년별로 희망직업이 바뀌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학생 시기는 Donald E. Super의 진로 발달 단계상으로도 잠정기(15세~17세)로 본인의 욕구, 흥미, 가치 등을 고려하여 ‘잠정’적인 진로를 선택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간접 경험해보는 단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시기 희망진로가 바뀌었다는 것은 진로에 대한 나름의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희망진로가 바뀐 경우라면 2단계 면접단계에서 그 이유에 대해 물어 볼 수는 있으므로 나름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준비해두면 족하다.
진로희망사항에서 더 중요한 것은 <학년별 진로 일관성>보다는 <희망하는 직업>과 <특기, 흥미>가 서로 연계성을 갖추는 것이다. 즉 학년 간 종적 일관성보다는 학년 내 횡적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 이유는 직업을 결정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이 본인의 흥미와 적성, 가치관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에서 <꿈과 끼>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꿈이 진로희망이라면 끼는 특기 또는 흥미로 바꿔 부를 수 있다. <꿈과 끼>를 중시하는 교육이란 자신의 <끼>를 고려한 <진로>선택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위 <진로희망>과 <특기 또는 흥미>가 유사성이 있을수록 본인의 재능과 속성을 고려해 희망직업을 선정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진로 진정성을 어필 하는 데에도 더 적합할 것이다.
이상으로 5번 항목인 진로희망사항 기재요령과 그 시사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칼럼에서는 희망사유와 관련해 문제될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은 생략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칼럼의 <수상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편에서 자세히 소개했으므로 다시 한 번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