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7 15:42:25
◇모두가 함께 일군 단체전 우승
지난 6일 오후 서울 대명초 실내 씨름장. 수업을 마친 '초등 장사'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이들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벽에 걸린 빨간색 샅바를 꺼내 와 능숙하게 맸다. 그러더니 모래 위를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헉헉대는 숨소리가 실내를 가득 채웠다. 뿌연 모래바람이 휘몰아쳤다.
이어 본격적인 훈련이 진행됐다. 두 명씩 짝을 지어 자세를 교정하거나 부족한 기술을 다듬었다. 상대를 배 위로 번쩍 들어 올린 뒤 자신의 몸을 살짝 돌리면서 넘어뜨리는 들배지기 연습에 한창인 팀이 눈에 들어왔다. 둘 다 온몸이 땀 범벅이었다. 모래 위에 내팽개쳐져도 씩씩하게 털고 일어났다.
"공부보다 씨름이 훨씬 재밌어요! 게임보다도요. 우리 모두가 그렇게 생각해요. 단체전에 강한 이유요? '끈끈한 팀워크' 덕분이죠. 7번 주자까지 차례대로 나서는 단체전의 경우 누가 지더라도 탓하지 않아요. '잘했어' '수고했어' 다독여주죠. 이번 회장기 대회에서는 6번 주자인 (김)주영이가 잘해줬어요."
주장인 강지수(6년) 군이 말했다. 1번 주자로 나서 1승을 올린 지수는 겸손했다. "친구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최지호(6년) 군이 옆에서 거들었다. "우리끼리 대화를 자주 해요. 보완할 점이나 더 잘 맞는 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죠."
5번 주자인 박민석(6년) 군은 "3·4번 주자가 내리 져서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제 차례가 돌아오니 긴장되더라고요. 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어요. 울산 양지초, 인천 연수구연합 등 강팀이 유독 많아 우승까진 기대 안 했는데, 정말 기뻐요."
씨름부원들이 '에이스'로 지목한 김주영(6년) 군은 "몸무게를 70㎏까지 늘린 보람이 있다"며 웃었다. 주영이와 민석이는 각각 이 대회 개인전 역사급(70㎏ 이하)과 용사급(60㎏ 이하) 3위, 2위에도 올랐다. 최지호(6년) 군은 "주영이는 힘이 정말 세고, 민석이는 몸이 온통 근육이다. 들어도 움직이질 않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