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용선생의 손가락이 반대편을 향해 움직이자, 아이들의 눈동자도 따라 움직였다. "여기, 지금의 종로 3가 근처에는 종묘(宗廟)가 있어. 종묘는 역대 왕과 왕비, 즉 왕가의 조상을 모시는 곳이야. 성리학에서는 조상을 받들어 모시는 일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거든. 한 집안의 조상도 중요하게 여겼는데 왕가의 조상들은 얼마나 대단했겠니? 왕가의 조상을 모신 종묘, 또 토지와 곡식의 신을 모신 사직은 조선 왕조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어. 이렇게 임금이 있는 궁궐에서 바라볼 때 왼쪽으로 종묘를 두고 오른쪽으로 사직을 두는 것도 성리학의 가르침에 따른 거야. 한자로 좌묘우사(左廟右社)라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