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스쿨 스피릿!
흔히 아이비리그 학생들은 스쿨 스피릿(School Spirit)이 대단하다는 말을 한다. 펜싱부 소속으로 경기를 종종 치르는 나는 그걸 특히 직접적으로 느낀다. 지난주에 경기가 있었는데, 내 개인전이었지만 학교의 이름을 걸고 하는 게임이라서 그런지 응원단이 굉장히 많았다. 게임이 있으니 응원하러 와달라고 따로 말하지도 않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동문들의 방문에 힘이 났다. 같은 예일대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응원해주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뭉클했다. 동문이라는 이름으로 사랑받는 느낌이 좋았다. 응원 덕분에 게임은 내 승리로 끝났다. ^^
펜싱뿐 아니라 풋볼, 미식축구, 하키 등 학교별로 대항이 붙으면 학교에 대한 애정도가 수직상승한다. 경기를 하는 사람이나 응원하는 사람이나 모두 에너지가 대단하다. 특히 라이벌 관계인 하버드와 대결하게 되면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들까지, 심지어 동네 주민들까지 모두가 한편이 되어서 응원한다. 분위기가 과열되기라도 하면 ‘이 사람들 제정신인가?’ 싶을 정도로 모든 사람이 목이 터져라 응원한다.
무엇이 모두를 학교에 열광하게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입학하기 전에 모교 사랑이 뭔지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입학지원을 하면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그 장소가 캠퍼스가 아닌 지원자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인터뷰 면접관은 예일대 출신의 동문. 나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예일대 선배님을 만나서 면접을 치렀다.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인터뷰를 하면서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선배님의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 이미 사회적으로 입지를 굳힌 선배님은 굉장히 바쁜 분이셨는데, 예일에 대한 사명감만으로 개인적인 시간을 할애해 인터뷰를 해준다는 것이 내 눈에는 대단해 보였다. 학교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았다. 입시 인터뷰를 나누면서, 나도 나중에 학교를 졸업하면 이렇게 무엇이든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