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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를 열어라!] ① 국립생물자원관

2015/03/12 09:37:05

국립생물자원관(인천 서구 경서동)에선 우리나라 생물자원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식물, 동물은 물론 버섯·곰팡이와 같은 균류를 발굴해 연구하고 보관하며 일반인 대상 전시도 한다. 정문에 들어서면 보이는 동물 척추 모양 4층 건물이 수장연구동이다. 1100만점의 생물표본을 소장할 수 있는 동양 최대 규모 수장 시설이다. 지난 10일, 4시간에 걸쳐 수장고를 돌아봤다.

온도·습도 유지는 기본, 변색 막는 특수등 달아

수장연구동에는 19개의 대형 수장고가 있다.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전자동 항온 항습장치, 수집품의 변색을 막아주는 자외선 차단 전등이 기본적으로 건물 전체에 설치됐다. 수장고 문은 은행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금고 문 형태다. 두껍고 무거운 문은 보안 기능과 함께 내부 공간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국립생물자원관 수장고엔 크게 두 가지가 보관된다. '살아있는 생물'과 '죽어있는 표본'이다. 우리나라 야생식물 종자(씨앗) 1800종 1만점이 들어 있는 '종자은행 수장고'는 살아있는 종자를 보존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문 밖에는 수장고 내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담당자 김수영 박사는 "종자는 생명체라서 온도와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종류에 따라 영하 18도로 유지되는 장기저장고에 넣기도 하고, 영상 4도로 유지되는 중기저장고에 넣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비 덕에 짧게는 2년, 최대 10년까지 종자를 보관할 수 있다.

'유전자원 수장고'에도 살아있는 생물들이 있다. 흔히 세균이라 불리는 원핵생물, 녹조를 일으킨다고 알려진 조류, 균류 등이다. 수장고에 들어서면 '웅~ '하는 기계 소리가 귀를 울린다. 강명석 박사는 "대형 냉장고 수십대가 한꺼번에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하 80도의 '초저온 냉동고', 영하 196도의 '초저온 질소탱크' 등 최첨단 장비가 생물들을 살아있는 상태로 안전하게, 10년, 20년까지 보존해줍니다. '냉동인간'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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