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5 16:29:25
"이번 책을 통해 어떤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대해야 하는지 말하고 싶었어요. 각자 다른 방식으로 동물과 소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줄 겁니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뽀삐'는 2009년 진찰했던 발바리의 이름. 노부부가 데려온 이 개는 심장병 말기였다. 이전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던 뽀삐에게 무리한 운동은 '독'이었다. 그러나 이를 몰랐던 할아버지는 뽀삐를 데리고 매일 몇 시간씩 산을 탔다. 반려견을 건강하게 해주려는 목적에서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킨 것. 검진 결과를 들은 할아버지는 눈이 벌게지도록 펑펑 울며 자신을 자책했다.
"동물을 보살피는 데 모범적인 가족은 아니었어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도 받지 않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도 부족했어요. 처음에는 '애정 없이 대충 키웠구나' 생각해 화가 났어요. 그런데 지켜보니 노부부가 뽀삐를 아끼는 마음은 진심이었어요. 뽀삐를 '똥개'라고 하면서도 11년간 한결같이 사랑해줬어요. 뽀삐는 이런 할아버지가 좋아 아파도 바보처럼 산에 따라간 거죠. 노부부와 뽀삐를 보면서 제 기준으로 누군가의 사랑을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박 씨는 "비싼 사료를 주고, 예쁜 옷을 입혀주는 것만 사랑이 아니다. 노부부처럼 끝까지 반려동물을 책임지는 것도 가치 있는 사랑임을 알려주고 싶어 제목에 넣었다"고 했다. "키우는 동물이 늙거나 병들면 버리는 사람이 많아요. 귀엽다고 덥석 키웠을 때 이렇게 돼요. 시간이 지나면 동물도 늙어요. 털이 다 빠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죠. 지금만 생각하지 말고 20년 후 달라진 모습까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그는 쭈글쭈글한 주름이 매력적인 '차이니즈 샤페이'를 예로 들었다. 가수 지드래곤이 키우는 반려견으로 관심을 받은 품종이다. "차이니즈 샤페이는 새끼 때는 귀엽지만, 크면서 주름이 접히는 곳에 접촉성 피부염이 잘 생겨요. 염증 때문에 냄새도 심하게 납니다. 손이 많이 가는 품종이에요. 하지만 대부분 그 부분까진 생각하지 못해요. 그런 점이 안타깝죠."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야만 사람도, 반려동물도 행복할 수 있다. 박 씨는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관련 서적을 읽거나 동물보호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해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동물을 데려올 때는 특히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동물들은 억눌린 분노가 존재해 자신을 학대한 사람과 유사한 대상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모습으로 입양을 선택한 가족도 점점 힘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