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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하늘이 펼쳐지고 시가 흐르고… 추억처럼 '청춘 윤동주'가 있습니다

2015/02/12 16:19:57

문학관 주변에는 윤동주의 발자취가 가득하다. 바로 앞 인왕산 둘레길을 따라 20여분 걸으면 그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후배 정병욱(1922~1982)과 함께 하숙했던 소설가 김송(1909~1988)의 집을 마주할 수 있다. 홍미영(43) 윤동주문학관 해설사는 "윤동주는 매일같이 인왕산을 오르내리며 시상(詩想)을 다듬었다고 한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 오늘날 널리 사랑받는 그의 대표작들이 이때 탄생했다"고 말했다.

문학관 내부는 크게 3개 공간으로 나뉜다. 시인채(제1전시실), 열린 우물(제2전시실), 닫힌 우물(제3전시실)이다. 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시인채에서는 윤동주의 삶과 문학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전시물은 가운데 놓인 낡은 우물 목판. 시인의 생가터에서 가져왔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생애 소개 코너는 9개 전시대로 꾸며졌다. 사진과 친필 원고 등을 통해 윤동주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원고지에 곧고 정갈하게 적어내려 간 그의 글씨가 마음에 오래 남는다. 순수하고 강직했던 그의 성품과 닮아 있어서다. 윤동주가 백석 시집 등 자신이 즐겨 읽던 책 안쪽에 해놓은 서명 전시도 흥미롭다.

제1전시실을 나서기 위해 두꺼운 철문을 열면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뚜껑 없는 천장에 하늘과 바람과 햇살과 나뭇가지가 드리워져 있다. 건물 테두리는 하나의 액자가 된다. 윤동주의 시 '자화상'이 떠오른다. "(전략)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홍미영 해설사는 "원래 물탱크 자리로, 시인의 시에 등장하는 '우물'을 형상화했다. 봄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여름에는 비꽃이 내리는 등 계절감이 살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북두칠성 등 수많은 별이 보인다. 윤동주의 시 그 자체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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