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0 16:32:17
◇발가락에 멍들어도 연습 또 연습
붐붐은 부산에서 유일한 어린이 치어리딩팀으로, 6~12세 23명으로 구성돼 있다. 치어리딩팀이 만들어진 건 지난 2013년 2월. 최인용(36) 대한치어리딩협회 부산지부장은 "당시 방과후학교나 일반 체육센터에서 학생들에게 치어리딩을 가르쳤다. 끼가 넘치는 어린이가 많았다. 이런 아이들의 실력을 그냥 묻어두기 아까워 팀을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팀 명은 '치어리딩계의 붐을 일으키겠다'는 뜻에서 '붐붐'으로 지었다.
훈련은 화~금요일 1시간, 토요일 2시간씩 이뤄졌다. 재미를 느낀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연습을 이어갔다. "집에서 옆으로 도는 동작을 반복했어요. 엄마가 어지러우니 그만 하라고 해도 제대로 될 때까지 계속했어요. 옷장이나 책상에 부딪혀서 발가락에 멍도 많이 들었죠. 힘들었지만 못하던 기술을 잘하게 될수록 신나서 더 열심히 했어요."(신서윤 양·대연초 3)
기본자세를 익히는 동안 학교에서 귀여운 실수도 했다. 박수현(대연초 5) 양은 "체육 시간에 선생님이 차렷 자세를 하라고 하셨다. 친구들은 양손을 몸에 붙이는데 혼자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치어리딩 준비 자세를 취했다. 자주 연습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포즈가 나왔다"며 웃었다.
붐붐에서 남학생은 단 세 명뿐. 이들은 여학생들과 다른 특기를 살려 팀에 기여하려고 노력했다. "처음에는 남자가 치어리더 한다고 이상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신경 쓰진 않았어요. 대신 남자라서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어요. 응원곡 '질풍가도'같이 파워풀한 음악에서는 박력 넘치는 댄스를 보여줬죠. 힘이 세니까 인간 피라미드를 쌓을 때 제일 아래에서 친구들을 받쳐주는 '베이스' 역할도 잘해냈고요. 남자, 여자가 섞여 있어서 더 좋은 무대를 만들어나갈 수 있어요."(서기정 군·대연초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