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3 16:27:21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목소리 관리도 철저히 한다. "귀국한 뒤로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항상 노력해요. 보온병에 따뜻한 차를 가지고 다니며 마시고, 밤에는 꼭 가습기를 틀고 자요. 목이 건조해지면 소리도 금방 상하거든요.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것도 중요해요. 아들을 혼낼 땐 목에 신경 안 쓰고 큰 소리를 내지만요(웃음)."
최 씨는 본래 연극배우를 꿈꾸던 학생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나오는 희곡을 낭독할 때마다 선생님과 친구들로부터 "잘한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 분야에 재능이 있구나' 싶어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입학했다. "대극장에서 졸업작품을 연습하는데 교수님께서 '대사가 무대 끝까지 선명하고 맑게 들릴 정도로 아주 좋은 소리를 가졌다. 오히려 무대보다 방송에서 빛나겠다'며 성우의 길을 추천하셨어요."
조언에 따라 그는 진로를 바꿔 1987년 3월 CBS 기독교 방송 성우로 첫발을 디뎠다. 8개월 후에는 KBS로 자리를 옮겨 라디오 드라마에서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얼굴 없는 배우'로서 기틀을 닦는 시간이었다. "라디오 드라마는 화면의 도움을 받지 않아요. 온전히 제 소리만으로 청취자들에게 배역의 성격과 행동을 표현하죠. 애니메이션처럼 캐릭터의 생김새를 알면 여기에 맞는 목소리를 낼 텐데, 이걸 모르니 극본만 갖고 이미지를 상상해 소리를 만들어요. 어렵지만 연기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