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책을 만들 때 인쇄기를 돌려 대량으로 찍어 내지만, 옛날에는 목판이나 활판을 만들어서 먹물을 묻혀 종이에 한 장 한 장 찍어 냈어. 지금 해인사 장경각에 보관된 팔만대장경은 대장경을 찍기 위해 만들어 놓은 목판들이란다. 대장경이란 불교의 경전인 불경들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을 말해.
팔만대장경이란 이름은 왜 붙었을까? 목판의 수가 8만 장이라서? 으음, 사실은 '많다'는 뜻을 나타내는 이름이야. 불교에서는 '많다'는 뜻을 나타낼 때 '8만'이란 숫자를 쓴단다. 그리고 목판의 앞뒤로 글자를 새겼기 때문에 목판 수는 약 8만 장이지만 실제로는 그 두 배인 16만 장의 분량이야.
목판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까다롭고 어려웠어. 질 좋은 나무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바닷물에 담가 두었다가, 소금물로 쪄서 기름기를 완전히 뺀 다음, 몇 년 동안 그늘에서 말린 뒤 대패질을 해서 다듬는단다. 그 위에 한 자 한 자 글씨를 새기고, 목판이 뒤틀리지 않도록 네 모서리에 구리판을 덧대었지. 이렇게 만든 목판이 약 8만 1260장, 새겨진 글자 수가 무려 5272만 9000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