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찌감치 부산을 떤다. 이날 정서진의 해넘이 시각보다 약 3시간 이른 오후 2시 20분, 서울 광화문을 서둘러 떠난다. 이유는 단 하나. 한겨울 해는 추락하듯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서진은 임금이 살던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정서(正西)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육지 끝의 나루[津]를 뜻한다. 일출 명소인 정동진이 대칭이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 2011년 이곳을 '인천 3대 해넘이 명소'로 지정했다. "영종대교 너머 뉘엿뉘엿 지는 해가 장관"이라는 이유였다.
1시간여를 달려 정서진 광장에 닿는다. 입구에서 덩치 큰 구조물을 만난다. 명칭은 '노을 종(鐘)'. 가운데 부분을 종 모양으로 파낸 가로 21m, 세로 13m 조약돌 형태의 구조물이다. 매일 저녁 어스름 무렵이면 노을 종 중앙에 매달린 추가 좌우로 흔들린다. 곁에 있는 스피커에선 24번의 종소리가 울린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해넘이에 이은 하루의 새 시작을 상징하는 소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