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않은 어린이들
"이번 연구로 알게 된 건 우리가 이런 패턴에 너무 익숙해 있다는 거예요. 다른 친구들도 이만큼 공부하니까 내가 이렇게 많이 공부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이죠." 정윤지(서울 대도초 6년) 양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운을 뗐다. 정 양이 소속된 4모둠은 어린이들의 공부량과 스트레스, 그리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과 충주 지역 5~6학년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및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나온 결과는 놀라웠다. 학원·학습지·과외 등 사교육을 받는다고 답한 어린이는 전체 110명 중 102명(92.7%)이었다. 102명의 일주일간 공부 시간은 학교 정규교육 30.8시간을 포함해 평균 42.2시간.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3분이었다. 대한수면연구학회의 어린이 권장 취침 시간인 9~10시간에 비해 2~3시간 정도가 짧은 것이다. '공부를 위해 ○○까지 해봤다'는 질문에 어린이들은 '3시간밖에 안 자기' '학원에서 하루 보내기' '지하철에서 공부하기' '카페인 음료 마시기'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 양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 박경주(서울사범대학부설초교 6년) 양은 "스트레스 지수를 체크해보니 4점 만점에 2.56점에 달했다"며 "결론을 내보면 어린이들이 외부의 간섭 등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설명에 다른 모둠의 어린이들 역시 공감했다. 박서연(서울 양진초 5년) 양은 "친구 중에 시험 점수가 낮게 나오면 항상 우는 친구가 있어 물어봤더니 엄마한테 혼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친구는 시험 때만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하곤 했다"고 귀띔했다.
정 양과 박 양은 이에 대한 대안을 네 가지로 정리해 제시했다. "어린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어른들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요. 우선 시험을 줄이고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경시대회에 나가도록 해야 해요. 또 학교 숙제와 각종 학원 숙제를 줄이고, 학원에 다니게 되는 결정권과 선택권을 어린이에게 줘야 합니다. 이를 통해 어린이들이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게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