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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이틀간 파업… 전국 905개교 급식 중단

2014/11/21 04:41:03

이날 낮 12시 서울 강서구 A초등학교 6학년 교실. 평소라면 급식실에서 방금 만든 따뜻한 밥을 먹었겠지만, 이날은 급식실이 문을 닫아 학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빵을 먹었다. 진모군은 "엄마가 바쁘니까 간식은 못 싸주고, 따뜻한 국물 사 먹으라고 용돈 줬어요"라고 했다. 다른 학생들과 교사도 점심을 빵으로 때우긴 마찬가지였다. 이 학교 교장은 "저소득층·맞벌이 학부모가 많아 '도시락을 싸서 보내달라'고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본래 이 시간에 제일 분주할 급식실은 불이 모두 꺼져 있었다.

파업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일선 학교들에 급식 대책을 마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급식 조리원들이 빠져 자체 급식이 어려운 경우엔 학교가 빵과 우유를 준비하거나, 학생들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서울 성북구 B초등학교에서는 이 학교에 다니는 3형제가 함께 무단결석하는 일도 벌어졌다. 담임교사는 "그 학생의 부모가 몸이 불편해 도시락 싸는 게 부담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려고 점심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싸왔다. B초교 교장은 "올해에만 학교 운영비가 3000만원 깎였고, 내년부턴 교사 출장비와 간담회비도 모두 반 토막 났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급식실 종사자들만 처우를 개선해주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연대회의 측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방 교육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연간 약 3900억원이 드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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