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6 14:40:28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에서 발생했던 것과 같은 출제 오류가 올해도 ‘생명과학Ⅱ’와 ‘영어’에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6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운영하는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생명과학Ⅱ 8번과 영어영역 25번 정답에 이의가 있다는 글들이 수백건씩 올라오고 있다.
우선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8번 문제에서 출제 오류 논란이 일었다.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을 묻는 이 문제에 대해 평가원은 보기로 제시된 'ㄱ, ㄴ'이 포함된 '4'번을 정답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들은 'ㄴ'만 옳다고 한 2번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ㄱ'은 '젖당이 있을 때 야생형 대장균에서 RNA 중합효소는 조절유전자와 결합한다'인데, '젖당이 있을때'라는 표현에 대한 해석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젖당의 온도나 산성도에 따라 결합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실험을 하다보면 젖당이 없을 때도 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실험과 관련된 질문이라면 ㄴ만 답이 되기 때문에 불완전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과목에는 수험생 3만3000명이 응시했다.
영어영역 25번 문제에서는 중복 정답 논란이 제기됐다. 해당 문항은 2006년과 2012년 미국 12~17세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를 통해 틀린 예시를 찾는 유형이다.
평가원은 정답으로 '2012년 이메일 주소 공개 비율은 2006년의 3배 정도'라고 풀이한 '4'번을 제시했지만, 일각에서는 휴대전화 번호 공개 증가율에 관한 '5'번도 정답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문항에서 통계 용어가 잘못 사용됐기 때문이다.
'5'번은 2006년과 비교할때 2012년의 휴대전화 번호 공개율은 18% 증가했다(Compared to 2006, 2012 recorded an eighteen percent increase in the category of cell phone numbers)고 예시하고 있는데 2% 대비 18% 늘었다면 증가율은 20%가 아닌 2.36%다. 따라서 18 퍼센트 증가(18 percent increase)가 아닌 18 퍼센트포인트 증가(18 percent point increase)로 출제됐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퍼센트는 전체의 수량을 100으로 보았을때 해당 수량이 그 중 몇이 되는지를 가리키는 용어다. 반면 퍼센트포인트는 이러한 퍼센트간의 차이를 표현한 것으로, 실업률이나 이자율 등의 변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통계청 홈페이지에도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는 간단한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다"며 실업률이 작년 3%에서 올해 6%로 증가했다면 '실업률이 작년에 비해 100% 상승했다' 또는 '실업률이 작년에 비해 3%p 상승했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평가원은 17일까지 홈페이지 전용 게시판을 통해 이의 신청을 접수한 뒤 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24일 오후 5시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수능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