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접견실·대식당… 대한제국 황제는 이렇게 살았구나!

2014/11/12 09:23:43

지난 6일 오후에 발걸음 한 덕수궁에선 깊어가는 가을이 묻어났다. 낮은 궁궐 건물 뒤, 정원 분수대 옆에 자리한 석조전은 이질적이면서 아름다웠다. 다가갈수록 안이 더 궁금해졌다. 빠른 속도로 계단을 올라 묵직한 문을 열었다. 눈앞에 1900년대 아늑한 영국 대저택의 풍경이 펼쳐졌다.

석조전은 접견실과 대식당, 침실과 서재 등을 갖춘 황궁으로 설계돼 1910년에 완공됐다. 비례와 좌우대칭이 돋보이는 신고전주의 양식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미술관으로 용도가 변경된 이후 미소공동위원회 회의장(1946~1947년), 국립박물관(1955~1972년), 궁중유물전시관(1992~2004년) 등으로 사용되며 내부가 원형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됐다.

문화재청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14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석조전 복원에 나섰다. 설계 도면, 옛날 사진, 신문 자료 등 철저한 고증 작업을 거쳐 원형에 가깝게 꾸몄다. 그뿐만 아니라 만들어질 당시에 놓였던 가구 중 국립고궁박물관과 창덕궁에 남아 있는 물건을 공수해 와 원래 자리에 배치했다.

1층과 2층은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재현실과 관련 전시실로 구성된다. 1층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중앙홀. 아이보리색 벽에 수놓인 황금 장식이 기품 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