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어떻지? 불과 20여 년 전까지도 조선 시대의 영향이 아직 남아서 아버지 쪽을 훨씬 중시했단다. 그 예로, 법에서도 아버지 쪽은 8촌까지 친척으로 인정했지만, 어머니 쪽은 4촌까지밖에 친척으로 인정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1990년에 법이 바뀌면서 비로소 아버지 쪽과 어머니 쪽 모두 동등하게 8촌까지 친척으로 인정하게 됐단다.
법이 바뀌었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과 관습이 이미 상당히 바뀌었다는 뜻이야. 그래도 여전히 아버지 쪽 친척을 훨씬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만을 중심으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지. 그런가 하면 부모 양쪽을 모두 중요하게 여기는 뜻에서 아버지 성씨와 어머니 성씨를 같이 쓰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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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씨와 본관은 언제부터?'경주 김씨' 하면 경주는 본관이고, 김씨는 성씨란다.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성씨와 본관을 갖게 돼. 그러나 고려 시대 이전에는 왕이나 몇몇 대귀족만 성씨와 본관을 갖고 있을 뿐, 대개의 사람은 이름만 있었단다. 호족 집안에서 태어난 왕건도 처음에는 성씨 없이 왕건 자체가 이름이었어. 나중에 이름 앞자리의 '왕' 자를 성씨로 삼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