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다시피 미국은 진정 자본주의 국가라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차이가 엄청 큽니다. 누군가가 ‘나쁜 사립이 좋은 공립보다 낫다’라는 말까지 했는데 와서 보내보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 한국 살 때는 미국은 한 반에 스무 명도 안되고 급식도 별의 별것이 다 나오고 공부를 도와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말도 들었는데 이 곳 캘리포니아에서는 다 옛날 얘기라네요.
경기가 안 좋아진 이후로는 많은 혜택들이 사라졌답니다. 매년 등록서류가 올 때 항상 들어있는 것이 도네이션에 관한 서류인데 한가지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지난 8월 둘째아이 등록시 교육구에 내야하는 도네이션 금액외에도 학교에 직접 내야하는 도네이션 항목으로 지진훈련 금액까지 있더라구요.
제가 사는 교육구에서 매년 하는 펀드레이징 행사를 나열해보면 정말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참 다양합니다. 체육행사로는 앞서 말했던 것 말고도 5K행사로 동네 식물원을 달리기하는 행사인데 기록도 나오고 행사 불참여시 학교에서라도 달려야 하는 행사입니다. 또 한 두 달에 한번씩 동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으면 식사금액의 일정 퍼센트가 학교로 보내지는 외식장려 펀드레이징도 있습니다. 이 날은 교장선생님이 머물면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직접 서빙을 해주기도 합니다. 슈퍼마켓이나 대형문구점을 갈 때도 아이 학교와 몇가지 정보를 알려주면 슈퍼마켓 이용금액의 일정금액이 해당학교로 기부됩니다. 추수감사절 부근에는 ‘Can Drive’라고 아이들이 각종 통조림을 모아 어려운 사람들에게 보내주는 행사도 합니다. 아들은 다른 교육구라 행사가 조금 다르긴 한데 고등학교 클럽활동시 아이들에게 돈을 걷어 하는 것이 아니라 클럽마다 펀드레이징 행사를 해 모은 돈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이 쿠키도 굽고 벼룩시장도 열어 일년동안 쓸 돈을 모읍니다. 또 아들이나 딸이나 가을이 되자마자 들고오는 큰 패킷이 있는데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펀드레이징 프로그램입니다. 이 안에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다양한 물건들을 다 살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잡지구독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