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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께 바친 배, 고기·생선으로 담근 장, 꿩고기 넣은 엿… 방방곡곡 숨은 珍味(진미) 납시오!

2014/11/03 16:47:13

남양주 먹골 황실배(사진①)| 남양주 먹골 황실배는 조선 제26대 왕이자 대한제국 1대 황제인 고종(1852~1919년)에게 따다 바쳤을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조선시대 왕방연이란 사람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오늘날 서울 중랑구 묵동 지역인 먹골에 심은 배나무가 번식해 사방으로 퍼져 나간 게 이 황실배나무의 기원이다. 현재는 서양과 일본에서 도입된 개량종에 밀려 멸종 위기에 처해있으며, 유일하게 경기 남양주 진건읍 사능리에만 분포해 있다.

먹시감식초(②)| 먹시감은 전북 일부 지역 산기슭이나 밭두렁 등에서 자생하는 토종(재래종) 감이다. 씨알은 작지만 당도와 타닌(탄닌) 성분 함유량이 높고 찰기가 있다. 먹시감을 홍시가 되기 전에 수확해 깨끗이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하고 항아리에 넣어 술·종초 등을 첨가해 발효·숙성시키면 감식초가 된다. 다이어트는 물론, 변비·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다.

어육장(③)| 어육장(魚肉醬)은 궁궐이나 서울 양반가에서 고기와 생선을 이용해 담그던 고급 장류다. 쇠고기·닭고기·꿩고기·도미·조기·민어·병어 등이 주로 사용된다. 큰 독에 말려 손질한 고기와 생선을 메주 사이에 켜켜이 넣고 소금물을 부어 밀봉한 뒤 1년간 발효시켜 만든다. 기존 간장보다 맛과 향, 단백질 등 영양이 풍부하다. 고소하고 감칠맛이 나며,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고기를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예산 삭힌김치(④)| 충남 예산군 봉산면 금치리 일대 주민들이 예로부터 즐겨 먹던 김치다. 배추의 시래기(잎을 말린 형태)에 마늘·파·새우젓만을 사용해 담근 게 특징. 일반 김치와 달리 고춧가루를 전혀 쓰지 않는다. 깨진 독에 넣어 약 2개월간 발효 과정을 거치는데, 삭힌 홍어회에 견줄 만큼 맛이 독특해 '홍어김치'라고도 불린다. 이 김치를 쌀뜨물에 넣어 자작하게 지져 먹기도 한다.

울릉도 홍감자(⑤)| 1883년 울릉도에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이주한 이래 주로 재배한 작물이 바로 홍감자다. 개량 감자보다 크기가 작고 붉은빛을 띠며, 입자가 부드럽고 치밀해 식감이 좋다. 척박한 환경 탓에 곡물이 귀했던 지역 특성상 울릉도 주민들은 이 감자를 쌀이나 밀가루 대용으로 사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감자송편·감자인절미·감자부침 등이 대표적이다.

제주 꿩엿(⑥)| 제주를 대표하는 보양 식품이다. 화산섬인 제주도는 예로부터 농사를 짓기 어려웠다. 열량과 단백질 공급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고안된 음식이 꿩엿이다. 고단백 식재료인 꿩은 한라산과 그 주변 오름에 많이 서식해 조달이 비교적 손쉬웠다. 보리로 만든 엿기름(제주어로 '골')과 차조밥을 섞어 삭히고, 여기에 손질한 꿩고기를 넣어 불에 오랜 시간 고면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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