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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으로 만나는 큰 인물 이야기] 꽃·나무·벌레·새… 섬세하게 살펴 멋진 그림 남겼죠

2014/11/02 16:25:28

수지가 궁금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남편의 친구들이 쟁반을 선물로 달라고 하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야. 쟁반에 그림을 그려서 내면 그림은 그림대로 보여 줄 수 있고, 다시 되돌려받을 수도 있었던 거지."

만물상 할아버지가 말을 맺었다. 선우와 수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쟁반을 바라보았다.

"신사임당은 무척 똑똑한 사람이었나 봐요."

수지의 말에 만물상 할아버지가 허허 웃었다.

"신사임당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더 이야기해 줄까?"

"네!"

선우와 수지는 쟁반을 무릎에 올려 두고, 만물상 할아버지 앞에 나란히 앉았다.

"너희도 한 번쯤은 신사임당의 그림을 봤을걸?"

"저희가요?"

수지와 선우는 알쏭달쏭한 표정이었다.

"너희, 옛날 그림 중에 풀이랑 벌레가 어울려 있는 그림들 본 적 없니?"

만물상 할아버지의 물음에 수지가 눈을 찡그렸다.

"풀이랑 벌레 그림이야 흔하잖아요."

만물상 할아버지는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

"신사임당이 나고 자란 외가는 넓은 마당 뒤로 까만 대나무가 숲을 이루는 곳이었어. 그러니 그 집 마당에는 뭐가 많았겠니?"

"꽃이랑 나무요?"

"나비도 있고, 잠자리도 있었겠죠."

수지와 선우가 거침없이 대답했다. 만물상 할아버지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신사임당은 어릴 때부터 마당에 있는 꽃과 나무, 여러 가지 벌레와 새들을 열심히 살폈단다. 그리고 눈으로 본 것들을 종이 위에 생생하게 그려 냈지. 그게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신사임당의 '초충도'와 '화조도'란다. 가지, 수박, 오이, 맨드라미, 원추리 그리고 개구리, 사마귀, 개구리, 들쥐 등 신사임당의 그림들은 마치 사진을 찍어 두고 그린 것처럼 매우 생생하단다. 다른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우아함과 섬세함도 돋보이지. 그만큼 신사임당은 마당에 피는 꽃 한 송이, 개구리 한 마리도 허투루 보지 않고, 섬세하게 살피고 관찰을 했던 거야."

☞ 신사임당(1504~15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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